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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시아경제] [하루천자]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4>
글쓴이 운영자 작성일 2023.09.12 조회수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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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는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이다. 하지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 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땀 흘리는 건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기본적인 태도다. <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의 저자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은 "어디서 태어나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아가든, 때가 되면 나만의 꽃 한 송이를 피워내는 것,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다"고 말한다. 인생은 무지개를 좇는 시간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 뿐이다. 글자 수 993자.




'직업'을 뜻하는 영어 표현 중에는 'calling'이나 'vocation'이라는 단어가 있다. '소명' 혹은 '천직'이라는 의미다. 직업을 갖는 건 생계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소명과 천직을 찾는 것이다.


무슨 직업을 갖든 그것이 소명과 천직을 따라가는 길이라면 다른 직업과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갖는다. 월급이나 수익의 차이에 따라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을 구분하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 돈을 조금 더 벌고 덜 버는 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략)

내 정체성을 제대로 찾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하고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은 까닭에 자꾸 곁눈질하며 비교하는 것이다. 내 인생은 스스로 개척해 가는 것이다. 비교하는 순간 좌절하게 되고 자꾸만 비교할 대상이 나타난다. A와 비교하고 나서 조금 지나면 또 B와 비교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일 뿐이다. 나는 나만의 권위가 있고 나만의 고유 번호가 있다. 이것이 부처가 말하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태어나는 순간 만들어진 내 정체성을 확실히 인식하면서 그에 맞는 역할을 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산에 오를 때마다 아름다운 꽃들을 보며 감탄한다. 어떤 꽃은 아슬아슬한 절벽에 피어 있고, 어떤 꽃은 계곡 물가에 피어나며, 어떤 꽃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등산로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똑같은 꽃인데 어떤 꽃은 부잣집 정원에서 자라고, 어떤 꽃은 가난한 산동네 계단에서 자라며, 어떤 꽃은 쓰레기 더미 위에서 자란다. 어디서 자라든 꽃씨는 때가 되면 온 힘을 다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꽃을 피워낸다.


그 아름다움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너무 일찍 피는 꽃도 있고 조금 늦게 피는 꽃도 있다. 자라는 곳과 피는 시기는 다르지만, 어느 꽃도 자신의 개화를 멈추지 않는다.


자학도 체념도 포기도 하지 않는다. 한 송이 꽃은 그 한 송이 꽃 자체로 완전하고 충만하다.


-이순국, <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 동양북스,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