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브레인』을 읽고

임성빈 일병 육군55보병사단 용인대대

안데르스 한센 지음 / 동양북스 펴냄

입대한다는 것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우리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쳐오던 스마트폰과 그 속에 형성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벗어나 또 다른 사회를 접하게 되는 낯선 경험일 것이다. 이 책을 펼친 이유 또한 입대 이후 낯선 일상의 괴리감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인스타 브레인』의 부제는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이다. 이 책은 스마트폰과 SNS로 인해 변화하게 된 삶의 형태와, 이로 인한 인간들의 행동, 정신적 변화, 그리고 이것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들과 해결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21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이라 칭한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엄청난 편의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많은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크고 작은 악영향과 후유증을 남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편의성의 반사효과로 집중력을 많이 쇠퇴시켰고, 수면에도 상당한 지장을 주며, 인간관계에도 새로운 형태의 갈등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나 역시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마음을 먹다가도 지치게 되면 바로 스마트폰부터 꺼내 SNS에 들어가 자극적인 내용들을 찾아 나섰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작가는 이러한 문제들을 심각하게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스스로 찾아낸 해결책을 제시해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는 자기 계발을 위해 개인 정비시간에 매일 독서를 하고 있지만 옆에 스마트폰을 두고 있으면 계속 알림이 뜨고 연락이 반복돼서 독서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집중과 몰입에 방해받고 있었다.

오히려 무언가에 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스마트폰이 주어진 개인정비시간이 아니라 휴대폰과 완전히 격리된 일과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선임, 동기, 후임들, 그리고 간부님들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간 잃어버리고 있었던 집중과 몰입의 힘을 다시 회복하고 있었다. 한 선임이 내게 말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니까 오히려 우리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다고. 군대의 구성원들과 서로의 내면을 공유하고 전우애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일과’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이 덕분에 나는 더 이상 ‘스마트폰과의 상호작용이 일상인 삶’이 아니라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일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스마트폰을 통해 생긴 문제들의 과학적인 분석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던 고유한 감각과 지성들, 즉 ‘인간의 초심’에 대한 회고를 조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일과에 집중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의 초심을 회고해 보면 어떨까. 분명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출처 : 국방일보 (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31214/1/ATCE_CTGR_0050070000/view.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