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임금님

옛날 새 옷을 아주 좋아하는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루에 몇번씩이나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어느날 임금의 성에 두사람의 거짓말장이가 왔습니다.
"임금님, 저희는 세계에서 제일 멋있는 옷감을 짜는 재단사입니다."
"어, 그래 어떤 옷감인가?"
"임금님처럼 영특한 사람에게는 매우 아름답게 보이지만 바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난 옷감입니다."
"과연, 그 천으로 옷을 만들면 누가 영특한지 누가 바보인지 바로 알 수 있겠구만."

임금님은 두 거짓말장이에게 돈을 많이 하사하고 즉시 옷감을 짜도록 했습니다.
두사람은 베틀 앞에 앉아서 매일 늦게까지 옷감 만드는 흉내를 냈습니다.
임금님은 어떤 옷감인가 보고 싶어서 견딜수 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대신에게 보러 가도록 했습니다.
"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대신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바보로 생각할 것입니다.
신하는 천연덕스럽게
"정말 대단해, 너무 아름다워, 너무 아름다워."

임금님은 대신의 보고를 듣고 이번에는 다른 대신를 보냈습니다.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임금님에게 와서는
"정말 멋진 옷감 입니다.저것으로 옷을 만든다면 임금님에게 정말 잘 어울릴 겁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임금님은 빨리 옷감이 보고 싶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하들을 데리고 거짓말쟁이들의 일터로 갔습니다.

"임금님 보세요. 이 반짝 반짝 빛나는 옷감의 색깔. 이 멋진 무늬"
"이야, 빨리 이 옷을 입으신 임금님을 보고 싶습니다."
거짓말장이들이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데도 신하들도 당황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로 멋지구나."
임금님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은 난처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임금님은 바보라고 할 것 입니다.
임금님은 만족스럽게 수염을 만지면서 말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군. 이번 행렬 때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게나."
그러나 거짓말장이 두사람은 옷감짜는 것을 그만두고, 가위로 천을 자르거나 단추를 다는 흉내를 냈습니다.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두사람의 거짓말장이는 임금님에게 가서 공손하게 옷을 꺼내는 흉내를 냈습니다.
역시나 아무에게도 옷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임금님은 거울 앞에서 벌거벗었습니다. 거짓말장이가 옷을 입히는 흉내를 내자 임금님은 거기에 맞추듯이 움직였습니다.
"이렇게 멋진 옷은 본 적이 없어."
"정말로 잘 어울리십니다."
신하들은 말했습니다.
임금님의 새 옷 소문은 금세 마을 전체로 퍼졌습니다.

그 옷을 입은 임금님의 행렬이 드디어 마을에 왔습니다.
"너무나 멋진 옷이야."
"이렇게 멋진 옷은 본 적이 없어."
바보가 되기 싫은 마을 사람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 침이 마르게 칭찬했습니다.
그러자, 한명의 아이가 임금님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어머, 임금님이 벌거벗고 걷고 있어."
그것을 듣고 창피해진 마을 사람들이 사실을 말했습니다.
"그래, 그래, 임금님은 벌거벗었어."
하지만 임금님은 가슴을 펴고 뽐내면서 걸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