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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 스매싱
천국으로 스매싱

저자: 페테르 발락 지음, 김상열 옮김 l 출판사: 상상공방.동양문고 l 판형: 145x210 l 발행일: 2008.06.24 l ISBN: 978-89-8300-598-4 l 페이지: 224  

 

정가: 9,800원

2007 뉴욕청소년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스니커즈」의 원작
국제적십자사(ICRC) 선정 “부모와 아이가 꼭 함께 보아야 할 작품”


갑자기 엄마가 사라진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될까?
엄마의 죽음 이후 욘과 그 가족들이 겪는 좌충우돌 슬픔 극복기
테니스를 좋아하고 장래희망이 스포츠 해설자인 소년 욘의 평범한 일상은, 열두 살 생일을 3주 앞둔 어느 날 완전히 뒤바뀐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영영 엄마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언제나 특별한 존재이기를 꿈꿨던 욘은 드디어 자기 반에서 유일하게 엄마가 없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내 모습은 달라진 게 없다.”(75쪽) 하지만 모든 것은 달라졌다. 잔소리꾼 엄마가 사라졌고, 짝꿍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며, 담임선생님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끔찍한 상황을 연출하고, 가끔 섭섭하도록 자신을 외면했던 단짝 시몬 토르도 더없이 다정하게만 군다. 이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가장 낯선 것은, 한바탕 싸우고 나서도 밤이면 다시 친구가 되곤 했던 엄마를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 욘의 남은 식구들- 소피 누나와 아빠, 이모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소설은 자신의 가장 가깝고도 소중한 존재인‘엄마’혹은‘아내’라는 존재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한 가족이 겪는 고통스럽고도 낯선 처음 몇 주간의 이야기다.

실화에 기초한 리얼리티, 전 세계 부모와 아이를 감동시키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고 삶을 멈추고 비탄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다. 남은 사람들은 그 현실을 어떻게든 받아들이기 위해 몸부림쳐야만 한다. 낮에는 멀쩡하다 밤만 되면 우울해지는 주인공 욘, 매일 울어대고 간헐적으로 히스테리 증세를 일으키는 누나 소피,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 하지만 결국 어린 아들의 품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아빠. 이들 세 식구가 제각기 엄마와 아내의 부재를 어쩔 수 없는 삶의 한 단계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열두 살 욘의 시점에서 현실감 있게 전개된다.
이런 리얼리티는 이 작품이 작가 페테르 발락의 체험에 기초해 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톡홀름 극장과 라디오 극장에서 활동하던 스웨덴의 희곡작가 페테르 발락은, 26년 전 열두 살 나이에 겪은 자신의 체험담을 시간적 배경만 2006년으로 옮겨 소설로 써 낸다. 이 소설 데뷔작으로 스웨덴 언론에서“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혼란을 아주 힘 있게 그려 낸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초판 발매 한 달 만에 동이 나는 성공을 거둔다. 페테르 발락은 이 예상치 못한 반응에 힘입어 이 소설을 자신이 직접 “Sneakers”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했고, 그 작품은 2007 뉴욕청소년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다. 그와 동시에 국제적십자사의 “사별한 부모와 아이가 꼭 함께 보아야 할 작품”으로 선정되어 미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의 전 세계 부모와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전달해 주었다.

또 하나의 미덕, 솔직함에서 비롯되는 투명한 삶의 유머
순식간에 가장 소중한 존재를 빼앗긴 사람이 겪는 상실감과 카오스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룬 이 작품은, 그렇지만 시종일관 무겁게 전개되지는 않는다. 그 모든 과정이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의 시점에서 서술되기에, 때로는 그 대책 없는 솔직함에 까르르 웃게 되면서 결국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 소설에는 농도 깊은 삶의 메시지 같은 것은 단 한 문장도 없다. 다만 감당할 수 없이 막막한 슬픔에 닥친 사람이라도 순간순간 자기 욕망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 겉으로 아무리 의연한 척해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약한 존재가 또한 사람임을, 투명한 욘의 시선으로 대변한다. 바로 이 점이 주제 면에서 자칫 신파나 엄숙주의로 빠지기 쉬운 이 소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철부지와 어른의 경계에 서 있는 욘. 너무 순수해서 마음속 ‘꼼수’까지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욘의 이야기에 가만 귀 기울이다 보면, 독자는 한 아이의 지독한 상실감과 슬픔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고통과 외로움에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한마디로 타인의 슬픔과 고통에 공감의 통로를 열어주는 책이다.
작가 페테르 발락은 “이 소설은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자신의 지지자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사람이나 그런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모두를 위한 책이다.”라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이 작품에 쏟아진 찬사


“엄청난 절망감을 정확히 포착하고 묘사한 작품.
삶의 무자비함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수잔네 프리에베리,「남부스웨덴지」 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혼란을 아주 힘 있게 그려 낸 작품.”
-울라 벤첼, 「베름란드 민중일보」 기자

“책을 내려놓는 것, 울음을 참는 것이 똑같이 힘들었다…
어린 아이가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이토록 감동적으로 그린 책은 참 오랜만이다.” -얀 닐손, 스웨덴 도서공급 회사 직원

“욘의 사고방식과 솔직함이 너무 사랑스럽다. 책 전체가 사랑스럽다.”
-앙네타 에드바르드스, 「헬싱보리스 매일신문」 기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가 가난하고 무지한 어른들 속에서 슬픔을 극복하는 소년의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사려 깊은 어른들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로 고통을 이겨 낸 한 소년의 성장담이다.” - 권순이, 도봉고등학교 교사


본문 발췌


나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집까지는 걸어가면 10분이고 뛰어가면 5분이다. 마음이 급해 뛰어간다. 에이, 하필이면 이때 장화를 신어 가지고! 헉헉, 벌써 숨이 차다.
밖은 아직 환하다. 이곳은 똑같이 생긴 집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파르크로다. 나무들이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다. 밖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혼잡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별일 아니겠지……. 예감이 좋지 않아.’
애써 스스로를 달래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나는 느끼고 있다. - 55~56쪽

“엄마가 돌아가시고 안 계시니까 기분이 어떠니?"
우리는 숲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을 택했다. 숲은 간밤에 쌓인 눈으로 뒤덮여 있다. 이 두터운 눈길을 우리가 처음으로 밟아서인지, 한 걸음 떼는 것도 만만치 않다.
걷기 힘들긴 하지만 기분은 좋지 않느냐며 딴청을 피울까 하다가 그만둔다.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에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하려다가 너무 바보스럽게 들릴까 봐 그것도 관둔다. 그래도 엄마가 죽은 사람은 우리 반에서 나 혼자인데 모른다고 해서야 체면이 안 선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 하여튼 좀 슬퍼.”
오랜 침묵 끝에 대답한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이쯤이면 대답을 잘한 것 같다. - 101쪽

그러나 밤에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잠을 자려고 할 때…… 딱히 생각할 게 없을 때…… 사방이 어둡고 아무것도 나의 생각을 방해하지 않을 때, 그 일에 대한 생각을 물리칠 만한 다른 생각이 없을 때면……. 특히 어둠은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어둠 속에는 엄마와 나밖에 없다. 그래서 어둠 속에서 엄마를 만나면 누구에게로 달아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 143쪽



< 저자 소개 >

페테르 발락
스웨덴의 희곡작가이자 소설가. 스톡홀름 국립극장, 라디오 극장 등에서 연극 대본을 집필했으며 2007년에 어린 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데뷔 소설 『천국으로 스매싱(원제: Inte Bara Tennis)』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스웨덴 현지에서 한 달 만에 초판이 매진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이 순식간에 뒤바뀌고 모든 것이 혼란에 빠져들었던 어린 시절의 슬픔과 고통, 상실감을 고스란히 옮긴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의 손에 의해 「Sneakers」라는 작품으로 영화화되어 2007 뉴욕청소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06년 「The Holy Family」라는 음반을 발표해 전 세계를 순회하며 스탠딩 원맨쇼를 선보이고 있는 이 다재다능한 작가는 곧 『천국으로 스매싱』의 후속작도 발표할 예정이다.

김상열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북유럽 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좋은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작품으로 『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 『닐스의 신기한 모험』, 『산적의 딸 로냐』, 『남쪽의 초원 순난앵』 등이 있다.